하루 종일 키보드를 두드리고 집에 오면, 일기까지 손으로 쓰고 싶지 않은 날이 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오늘 있었던 일을 친구에게 말하라고 하면 오 분은 거뜬히 이야기할 수 있죠. 음성 일기는 바로 그 오 분을 남기는 방법이에요.
말로 쓰면 뭐가 다를까
- 더 많이 남아요. 손으로는 세 줄 쓰고 멈출 이야기를, 말로는 끝까지 해요.
- 말투가 남아요. 나중에 읽으면 그날 내가 어떤 목소리로 하루를 이야기했는지 느껴져요.
- 누워서도 돼요. 불을 끄고 침대에 누운 채로 쓸 수 있는 일기는 이것뿐이에요.
대신 말로 한 일기는 조금 흐트러져요. “그래서, 아 근데”가 섞이고 문장이 길어져요. 그래도 괜찮아요. 일기는 발표문이 아니니까요.
이렇게 말해 보세요
처음에는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라 마이크 앞에서 멈칫해요. 그럴 땐 순서를 정해 두면 편해요.
- 오늘 있었던 일 하나 — “오늘 점심에…“처럼 장면 하나로 시작해요.
- 그때 든 생각이나 기분 — “그래서 좀 웃겼던 게…”
- 지금 이 순간 — “지금은 누워서…“로 끝내면 하루가 깔끔하게 닫혀요.
예를 들면 이렇게 받아써져요.
오늘 버스에서 옛날 노래가 나왔는데, 한 소절 듣자마자 그 시절로 다 돌아갔다. 고등학교 때 매일 듣던 노래였는데 가사를 아직도 다 기억하고 있어서 좀 놀랐다. 지금은 누워서 그 노래를 다시 틀어 놓고 있다.
받아쓴 일기를 다듬는 요령
말한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조금만 손보면 다시 읽기가 훨씬 좋아져요.
- 첫 문장만 고치기. 전부 다듬으려 하지 말고, 첫 문장만 깔끔하게 바꿔요. 다시 읽을 때 첫 문장이 그 일기의 얼굴이 돼요.
- 제목 붙이기. 말하는 동안 떠오르지 않았던 제목이, 다 끝나고 나면 보여요. “옛날 노래” 같은 짧은 제목이면 충분해요.
- 군말은 두기. “아 근데”를 지우다 보면 그날의 말투도 같이 사라져요. 몇 개는 남겨 두세요.
이런 날 특히 좋아요
- 피곤해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 날
- 산책하면서 떠오른 생각을 놓치기 싫을 때
- 꿈에서 막 깼을 때 — 꿈은 몇 분이면 흐려지니까, 말로 남기는 게 가장 빨라요. 꿈 일기 쓰는 법도 참고하세요.
- 감정이 앞서서 글로 정리가 안 될 때 — 일단 말로 다 꺼내 두면, 다음 날 다시 읽으며 정리할 수 있어요.
받아쓰기와 개인정보
일기를 말로 남길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건 “내 목소리가 어디로 가는가”예요. 일기 앱을 고를 때 이 부분을 꼭 확인해 보세요.
Ownmost 에서는 녹음 파일을 남기지 않고, 받아쓴 글만 일기에 들어가요. iPhone 에서는 받아쓰기가 늘 기기 안에서만 이뤄지고, 안드로이드는 기기가 기기 안 음성 인식을 지원하면 기기 안에서 처리해요. 지원하지 않는 기기에서는 기기에 설정된 음성 인식 서비스(보통 Google)가 처리해요.
Ownmost 에서 쓴다면
쓰기 화면 아래의 마이크를 누르고 말하면, 지금 쓰고 있는 칸에 글이 그대로 채워져요. 감사, 하루 회고처럼 질문이 여러 개인 형식에서도 칸마다 말로 채울 수 있어요. 다 말한 뒤에는 정지를 누르면 그대로 담기고, 일기 목록에는 “음성으로 작성”이라는 표시가 붙어서 나중에 어떤 날을 말로 남겼는지 알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