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쓰려고 앉았는데 “오늘 뭐 쓰지?“에서 오 분이 지나갔다면, 쓸 게 없어서가 아니라 어디서부터 쓸지 몰라서예요. 하루는 생각보다 많은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중 하나를 집어 들 손잡이가 필요해요.
주제를 하나 정하면 그 손잡이가 생겨요. 아래는 지금 내가 있는 상황에 맞춰 고를 수 있게 모은 주제들이에요. 다 쓸 필요 없어요. 하나만 골라서 세 줄을 적어 보세요.
출근길 · 퇴근길에
- 오늘 지하철(버스)에서 본 사람 중 기억에 남는 한 명
- 이어폰에서 흘러나온 노래와, 그 노래가 떠올리게 한 것
- 매일 지나는 길에서 오늘 처음 눈에 띈 것
- 회사(학교)에 도착하기 직전의 기분
- 퇴근길에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
- 오늘 하늘 색깔을 한 단어로
- 걸어간 거리만큼 머릿속에서 정리된 생각 하나
비 오는 날에
- 비 소리를 들으며 떠오른 오래된 기억
- 우산이 없어서 곤란했던 날, 혹은 누가 우산을 씌워 준 날
- 비 오는 날에만 먹고 싶은 음식과 그 이유
- 창밖을 보며 아무것도 안 한 시간에 대해
- 오늘 하루가 날씨 때문에 달라진 점
혼자 있는 저녁에
- 오늘 하루 중 가장 조용했던 순간
- 지금 방 안에서 들리는 소리 세 가지
- 혼자라서 좋은 점, 혼자라서 아쉬운 점
- 요즘 자꾸 생각나는 사람
- 오늘 나에게 해 준 작은 일 하나
- 지금 가장 먹고 싶은 것
-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
주말에
- 늦잠을 잔 날의 아침 풍경
- 이번 주에 가장 잘한 일
- 이번 주에 미룬 일과, 미룬 덕분에 생긴 여유
- 오늘 간 동네 카페나 식당 하나
- 산책길에서 만난 고양이, 강아지, 꽃나무
- 누군가와 길게 나눈 대화
- 아무 계획 없이 보낸 시간에 대해
사람에 대해
- 오늘 들은 말 중에 마음에 남은 말
- 오랜만에 연락한 사람과 나눈 이야기
- 엄마(아빠)의 목소리를 들은 날
- 고맙다고 말하지 못한 사람
- 요즘 나를 웃게 하는 사람
-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의 작은 습관
계절이 바뀔 때
- 아침 공기가 달라졌다고 느낀 순간
- 옷장을 정리하며 떠오른 지난 계절의 기억
- 이번 계절에 꼭 해 보고 싶은 것 하나
- 지난 계절에 가장 좋았던 하루
- 지금 창밖 나무의 색깔
마음이 복잡한 날에
- 지금 마음을 날씨로 말한다면
- 오늘 나를 가장 지치게 한 것
- 그 일이 일주일 뒤에도 중요할지
- 친구가 같은 일을 겪었다면 해 줄 말
- 오늘 그래도 괜찮았던 한 가지
나에 대해
- 요즘 내가 자주 하는 말버릇
- 어릴 때 좋아했는데 지금은 잊은 것
- 일 년 전의 나에게 알려 주고 싶은 것
- 지금 가장 아끼는 물건 하나
- 나를 설명하는 단어 세 개
- 최근에 새로 생긴 취향
- 지금 내 하루에서 바꾸고 싶은 것 하나
- 일 년 뒤의 내가 이 일기를 읽는다면 하고 싶은 말
주제를 고르는 요령
- 장면 하나로 좁히기. “오늘 하루”보다 “퇴근길 지하철”이 훨씬 쓰기 쉬워요.
- 세 줄에서 멈추기. 쓰다 보면 길어지는 날도 있지만, 처음부터 길게 쓰려고 하지 마세요.
- 같은 주제를 다시 써도 돼요. 비 오는 날은 일 년에 여러 번 와요. 같은 주제로 쓴 일기를 나중에 나란히 읽으면 그사이에 내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요.
주제 대신 정해진 질문으로 하루를 정리하고 싶다면 하루를 정리하는 회고 질문 30가지도 함께 보세요.
Ownmost 에서 쓴다면
Ownmost 에는 날마다 바뀌는 오늘의 질문이 있어서, 무엇을 쓸지 고민될 때 그 질문 하나로 바로 시작할 수 있어요. 감사, 하루 회고, 책과 문장, 여행, 꿈, 편지처럼 형식이 정해진 일기도 고를 수 있어서, 빈 종이 앞에서 망설일 일이 줄어요.